듀얼 모니터와 생산성

Posted 2006. 12. 28. 00:37
최근 영회님이 마틴 파울러(Marin Fowler)의 글을 옮겨 놓으신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큰 화면>을 보고 제가 읽은 글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Microsoft Research, 이하MSR)의 수잔나 로스(Suzanne Ross)는 <Two Screens Are Better Than One>이라는 글에서 듀얼모니터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VIBE(Visualization and Interaction for Business and Entertainment) 그룹에 의해서 수행되었는데, 디스플레이 공간이 늘어날수록 작업 효율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모니터를 한 대(혹은 두 대) 추가하면 생산성이 9-50% 향상된다고 합니다.

작업 효율이 향상되는 이유는 단기 기억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단일 모니터에서 창을 바꿔가며 어떤 작업을 수행했을 때에 비해서 큰 화면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공간적으로 나눠 수행하면 공간과 작업이 연동되어 기억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군요. 간단한 예로 에디터로 코딩 중에 API 문서를 찾아봤을 경우 API 문서가 코딩하던 창을 가리면 왜 이 API를 찾아봤는지 쉽게 잊어버리는 반면에 창을 옆에 두고 찾아보면 둘 사이의 연관 관계가 더 오래 쉽게 기억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남녀의 신체적인 특징 때문에 남자보다 여자가 큰 화면의 도움을 더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고, 여러 개의 화면을 어떻게 부드럽게 이동시킬 것인지, 마우스 커서를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마지막에는 미래의 모니터는 어떻게 될 것인지 예상하는 부분도 있고요. 관심 있는 분은 로스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MSR에서 수행한 조사인 만큼 OS도 이런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글의 논지입니다. 최근 윈도 비스타가 와이드 스크린을 기본 사양으로 삼은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공학과 여러 방법론, 프레임워크 등이 프로그래머의 생산성을 논하지만 가장 쉽고 빠르게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의외로 큰 모니터를 여러 개 지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의식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라면 개발자들에게 듀얼모니터를 지급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참고로 저는 얼마 전에 모니터를 한 대 더 구입하여, 22인치 와이드 LCD를 메인으로, 서브로 19인치 LCD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생산성이 달라집니다. 여러분도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