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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3C는 웹 표준화의 적인가?

Posted 2007. 3. 15. 09:38
제목을 다소 선정적으로 잡아봤습니다만 웹 표준화에 있어서 W3C의 역할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W3C를 통합 웹 표준 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려 합니다.

W3C 표준과 브라우저.

W3C는 웹 관련해서 수많은 표준을 제정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표준은 HTML, XHTML, DOM, CSS일 것입니다. 근데 이러한 표준을 구현했다는 대표 브라우저 IE, Firefox, Safari, Opera에서 웹 프로그래밍을 해보면 같은 표준인데도 미묘하게 구현이 다르고, 일부가 누락된 문제 때문에 많은 불편을 겪게 됩니다. 웹 표준 하에서라면 당연히 되어야 할 ‘크로스 브라우저’ 지원이라는 게 고급 프로그래밍 기술이 되어버린 거죠.

지금까지는 비난의 화살이 주로 브라우저 업체들에 맞춰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표준이 이런데 왜 제대로 다 구현을 안 했느냐는 거죠. 하지만 이런 현실을 놓고 보면 표준화 기구인 W3C의 역할이 제한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 업체들이 W3C에 참여해서 표준을 제정하지만, 해당 표준 제정에 같이 참여한 다른 브라우저 업체들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거죠.

사실 어떤 표준화 회의던지, 제품 구현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이 표준화 회의에 가서 회의부터 한 다음에, 표준이 완성되고 제품 구현에 들어가는 회사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표준 제정 이전에 이미 표준안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제품을 시작한 후에 최대한 자기가 생각한 안을 표준에 밀어 넣으려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 일련의 절차죠. 이 과정에서 각 업체들이 생각했던 초안에 상당한 수정이 생기고, 추가 혹은 누락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현재 브라우저 간의 호환성 문제를 보면 이런 상황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제품은 어느 정도 완성이 된 상태이므로, 표준화 회의에서 나온 내용 중에 수정이나 추가 구현이 힘든 부분은 무시하고 원래 안대로 제품을 출시해버리는 거죠. 당연히 큰 그림에서는 해당 표준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지만, 미묘한 부분들이 서로 맞지 않아 불편함을 겪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DOM 레벨 2 같은 표준은 표준을 다시 여러 개의 작은 표준으로 쪼개고 일부만 구현할 수 있게 했지만,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브라우저 업체들이 이마저도 일부를 빼먹거나 자기 입맛대로 출시하는 상황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JCP 같은 표준화 기구와 비교해 보면, W3C는 표준의 엄격한 준수를 위한 2가지 절차가 빠져있습니다.

1) 참조 구현(Reference Implementation)
2) 테스트킷(Test Kit)

레퍼런스 구현은 해당 표준은 제품으로 구현해 본 시제품을 말합니다. 표준안을 만들고 나서 실제 벤더들이 참조할 수 있도록 시제품을 만들어 보지 않으면 표준 자체가 제대로 된 것인지 검증할 방법이 없는 것이죠. 사용성(usability)이 떨어지거나, 각 구현들이 입맛대로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참조 구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테스트킷의 존재와 인증 절차입니다. 표준을 정의했으면 해당 표준을 만족시켰는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테스트킷이 필요하고, 표준을 구현한 벤더들의 제품은 이 테스트킷을 통과해야만 표준을 구현했다고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절차가 있었다면 표준 일부를 빼먹거나 각 벤더들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구현하고는, 표준을 준수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죠.

W3C의 구성이나 표준 제정 절차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보강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강력한 표준화 기구가 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이렇게 까지 표준을 강제했다면 과연 웹 표준화 기구라는 게 존재할 수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표준 구현에 있어서 비교적 자유로운 HTML이 XHTML보다 훨씬 큰 성공을 거둔 부분만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의 자유스러움이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 웹을 발전시켰다면, 강력한 표준 규제로 상생의 길을 여는 것이 현재의 요구 사항이 아닐까 합니다.

인터넷의 미래는?

Posted 2006. 12. 27. 09:14
ACM Queue에 올라온 Brian Carpenter의 Better, Faster, more Secure을 읽고 정리하는 글입니다.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단일화된 표준 기구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인터넷 초창기에는 주로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가 표준을 주도했지만, 인터넷이 질적 양적 팽창을 하면서 웹 표준을 재정하는 W3C를 비롯해 IESG, IAB, IRTF, IANA, ETSI, ICANN, ITU 등 각종 표준협회가 난립하게 됩니다.

Carpenter가 기술한 것처럼 인터넷의 목표는 크게 네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1) 범용적인 연결성을 보장한다.
2) 어플리케이션은 엔드 시스템에서 수행한다.
3) 네트워크 값싸고 멍청하다.
4) 자연 선택설을 지지한다.

특히 자연 선택설은 각종 인터넷의 발전 모델을 대변합니다. IETF에는 매년 1400개의 표준 초안(draft)이 올라오고 그 중 300개 정도가 IETF의 RFC(Requests for Comment)가 됩니다. 이 중에서 10년 안에 쓰일만한 명세는 100개 정도이므로, 처음 제안된 1400개 중 7%만이 실용적인 의미를 갖게 됩니다. 바꿔 말해서 93%는 쓸 데 없는 시간 낭비가 된 셈이지요.

덕분에 인터넷 기술의 변화는 예측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힘있는 중앙 기관이 밀어붙이는 표준은 반드시 채택되기 마련이지만, 인터넷은 중앙 통제 없이 독립적으로 발전하고 그 중 변화하는 환경에 가장 잘 맞는 표준만 살아남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기술을 뜰지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들여야 함을 의미하게 되고요.

하지만 덕분에 인터넷은 창의적인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실험이 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위 글에서 인용한 것처럼 비행기가 나는 도중에도 엔진을 고치는 창의성이 인터넷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