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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30 친절한 글쓰기 6

친절한 글쓰기

Posted 2006. 12. 30. 23:43
요즘은 뉴스 포탈 보다는 블로그를 통해 여러 정보를 얻는 편인데, 훌륭한 블로거들이 많이 계시지만 가끔 너무 전문적인 나머지 간단히 핵심 용어를 설명해주는 사소한 배려가 없어서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블로그는 혼자 말하는 장소가 아닌 만큼 읽는 분들을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앞 뒤 설명 없이 본론으로 들어가는 경우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물론 독자층을 어떻게 선정하고 글을 쓰냐에 따라서 이 부분을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시면 글을 읽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저는 병역특례 생활을 할 때 경제 신문인 Financial Times[각주1]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인 FTCLUB(Financial Times Club)이라는 모임을 했었습니다. 이 때 FT 내부 자료인 FT Inside라는 소책자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FT Inside는 FT의 신입 기자들을 위한 기사 작성법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명쾌하고 정확한 기사 전달을 위한 여러 가지 원리 원칙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기사의 핵심 주체나 내용을 짧게나마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오늘 나온 따끈따끈한 실제 FT 기사를 통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Steve Jobs personally recommended some instances of stock options backdating at Apple, the computer company revealed on Friday, though it continued to stand behind an earlier statement that it had found “no misconduct” by current executives over the affair.

위 기사는 Apple 사의 스티븐 잡스에 대한 소식인데, Apple 뒤에 "the computer company"라는 부연 설명을 달았습니다.


This will go down as the year the second internet mania was born. It was the year when Google paid $1.65bn (£842m) for YouTube, the site for amateur videos, less than 12 months after YouTube was launched; when MySpace attracted more page views in the US than Yahoo; when Wikipedia, the online encyclopedia written by volunteers, became one of the 10 most-visited websites; and when Time magazine made "You" (in praise of those who use websites like these for self-expression) its "Person of the Year".

위 기사를 보면 YouTube의 경우 "the site for amateur videos"로, Wikipedia는 "the online encyclopedia written by volunteers"로 부연 설명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업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알아야 할 내용이므로 생략해도 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IT 관련자라도 한 두 달 휴가만 갔다 오면 유튜브가 뭔지 위키피디아가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FT는 독자층을 전세계의 임원급 경영진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여이런  부가적인 설명을 기사 중간에 슬쩍 끼워 넣어 제공하는 것입니다.

블로그의 경우도 점점 미디어화되어 가는 경향이 큰데, 내 글을 읽을 독자층이 어떤지, 그들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세히 부가 설명을 해줘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허공을 향한 독백이 될 가능성이 크거든요. 물론 저 역시 지금까지 이런 부분을 많이 못 지켰는데 앞으로 좀 더 고민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각주 1] Financial Times는 영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경영 일간지로 미국의 WSJ(Wall Street Journal)과 함께 양대 경제 신문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국내 매경이나 한경에도 FT의 기사를 그대로 번역해서 싣는 경우가 많이 있을 만큼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